모든 게 모든 게 부질없어
헛되고 헛되고 헛되었어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나쁘지 않았어

아무렇게나 걷다가
또 엉망으로 취해
내 어리석은 바램을
모두 들켜버리고
영원을 믿던 진심과
그 진심을 잃어버린 날의
부끄러움과 후회마저도
나쁘지 않았어

헛되고 헛되고 헛되었어
그렇게 그렇게 지나갔어
그리고 난 그게 좋았어
난 그게 좋았어

아무렇게나 걷다가
또 엉망으로 취해
내 어리석은 바램을
모두 들켜버리고
욕을 중얼거리며
힘없이 웃었던 숙취의 아침에
무겁던 머리 아프던 가슴도

나쁘지 않았어
난 그게 좋았어
나쁘지 않았어

아무렇지도 않다가
한순간 초라해져
내 바보 같은 변명만
자꾸 되풀이하고
영원을 믿던 진심과
그 진심을 잃어버린 날의
부끄러움과 후회마저도

나쁘지 않았어
나쁘지 않았어
난 그게 좋았어
난 그게 좋았어

 

official : 못 3집의 타이틀곡인 '헛되었어'는 모든 헛되었던 순간들에 대한 찬가로 만들어졌다. 꿈을 향한 최단의 직선거리를 찾기 위해 조바심 내며,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들로만 인생을 채우고 싶어 했던 어떤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다. 하이햇 없이 킥과 스네어 드럼만으로 심플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버스(verse) 부분을 지나 신디사이저 리프가 인상적인 후렴구에 이르면, 5인조 체재로 새롭게 정비된 못만의 밴드 사운드를 유감없이 들려준다. 못의 노래로는 드물게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과 코드 진행에 대비되는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사운드가 못스러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곡이다.

 

 

이렇게 비오는 날에 뜨거운 아메리카노 쓰리샷과 MOT의 사운드, 이이언의 보컬이 만나면

 

꾹꾹 눌러왔던 중2병이 꾸물꾸물 돋아나는 느낌.

 

하루하루 왜 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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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뜨겁게 아프게 타오르던 날들
재와 연기의 노래로 사라져
흐르던 눈물도 상처도
빛나던 추억도
재와 연기의 노래로 흩어져

 

 

재로 덮인 하얀 마을엔
오늘밤도 하얀 재가
눈처럼 하얗게 내리고 있죠

 

 

밝고 뜨겁게 아프게 타오르던 날들
재와 연기의 노래로 사라져
흐르던 눈물도 상처도
빛나던 추억도

 

 

재와 연기의 노래로 흩어져

 

재와 연기의 노래로 흩어져....

 

 

이 곡은 기존의 못(Mot) 팬들이라면 더욱 환영할만한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못(Mot) 특유의 정서가 잘 살아있는 곡으로, 무상함의 슬픔을 상징적인 가사로 노래했다. 서늘한 느낌의 일렉트릭 피아노 인트로에서부터 듣는 이의 귀를 잡아끌다가, 드라마틱하게 고조되는 후반부의 격정적이면서도 정교한 밴드 사운드는 못(Mot)이 여전히 못(Mot)임을 증명하는 듯하다. 차가움 속에 온기를 간직한 사운드가 겨울의 이미지로 풀어낸 가사와 어우러지며 한편의 겨울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곡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악기와 보컬을 통해 죽음을 표현한듯.

 

언젠가는 재가 되어 흩날리겠지만 지금 이순간 뜨겁게 아프게 타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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